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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소식지 「바라지」 박순옥 간병인 이야기 게재
  • 분류
    재단활동
  • 작성자
  • 작성일
    2020-12-23 05:59:50
  • 조회수
    2123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소식지 「바라지」 내 다솜이재단 박순옥 간병인의 이야기가 게재되었다.

2020년 12월호 '마음의 손. 호스피스보조활동인력 이야기'에 실린, 사명감으로 일하는 박순옥 간병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 본 문 -

아픔없는 하느님 나라에서 편히 지내시길......

<박순옥 카타리나 호스피스보조활동인력>

 

오늘도 사랑과 겸손한 마음으로

'환우분께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많이 아프고 힘들었던 2016년 여름,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던 어느 날

저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전해왔습니다.

친정 오빠의 담낭암 말기 진단

그리고 3개월 후 남편의 대장암 진단 소식은

눈앞이 캄캄했고 심리적으로 힘든 하루였습니다.

이후. 남편은 바로 입원하여 수술 받고 5일 만에 퇴원하는 날

안도에 한숨을 쉬기도 전에 오빠를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습니다.

친정 오빠 병간호를 한 번도 하지 못해 마음의 짐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남편 간호로 힘들어할 때 지인에 권유로 호스피스 교육을 이수하게 되었고

2017년부터 성빈센트 호스피스 병동에서

호스피스전문보조활동 인력으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병동에서 근무하면서 남편에 간호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곳으로 오기까지 우연함이 아닌 냉담 중인 저를

이곳으로 인도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기도 드립니다.

처음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매일 눈가를 촉촉이 적신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환우분, 편안히 주무셨어요?" 라고 인사드리면

손으로 엄지 척을 해주시며 환한 미소로 맞아주시는가 하면,

통증으로 밤새 잠 못 이루시고 힘든 모습 보일 때는 마음이 아픔을 느끼면서

어떻게 이분들을 좀 더 편안하게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최선을 다해 케어를 해드립니다.

어느 환우 분은 손주의 재롱을 영상으로 보시면서 잠시나마 아픔을 잊고 지내시고

축구 영상을 보시면서 소싯적엔 나도 공차기를 좋아해서

조기축구회에 매일 나가셨다며 잠깐 아픔을 잊기도 하십니다.

가족이 계시나 생활고로 곁에서 지켜드릴 수 없어

힘든 고통을 쓸쓸히 홀로 이겨내는 환우님들을 볼 때는 안타까움이 더해집니다.

답답해하시기에 휠체어로 병동 주위를 산책하였는데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며

뵐 때마다 두 손잡고 잊지 않겠다며 눈시울을 적시던 환우분 .....

이분들께 나는 과연 그런 마음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고개가 숙여집니다.

10월을 지나면서 생각하는 분이 있습니다.

가족들은 환우분의 섬망 증상에 놀리기도 하고 두려워하면서 밤새 간병하느라 힘들어하는 따님에게

'오늘밤은 잠깐이라도 눈 좀 붙이세요. 저희가 돌봐드릴게요' 그 한마디 덕분에 숙면을 할 수 있었다고,

'어머님 가시는 길을 지켜드릴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사별가족모임에 오셔서도 잊지 않고 저희를 알아보시며

'여사님들이 계셔서 그 힘들고 귀한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며 눈물을 흘리던 따님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작은 손길을 드렸을 뿐인데 이렇게 큰 힘이 되셨다니 감사하고 보람도 느끼면서

모든 환우 분들을 돌보는데 사랑으로 최선을 다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다짐해봅니다.

다양한 성격에 환우분과 가족 분을 대할 때도 한 분 한 분 소중한 가족으로 조심스레 최선을 다할 때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시는 걸 보면서 정성을 다할 때 안 될 일도 되게 하는 힘을 또 배웠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분들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계십니다.

더 안타까운 것을 우리 환우분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여운 손주들을 직접 못 보시고

봉사자님의 마사지와 목욕봉사를 받을 수 없어서 하루히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종식되기를 기도합니다.

이곳 호스피스 병동에서 팀장 수녀님과 교수님들. 사회복지사님들. 간호사 선생님들과 함께

환우 분들과 비비면서 살아온 날이 벌써 4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도우미 팀장으로서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건 간호사 선생님들의 따뜻한 가르침과

우리 도우미 여사님들의 협조 덕이라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곳에 와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정성을 남편을 간호하고 또 지인들의 염원으로 지금에 남편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오늘도 호스피스 병동 환우 및 가족들과 힘들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도록 은총을 내려주시고

하느님 나라에 먼저가신 오빠와 환우 분들 지금까지의 삶에서 힘들고 아팠던 기억은

훌훌 털어버리고 축복 속에 아픔 없이 편히 지내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리며 이만 줄일까 합니다.

앞으로도 호스피스전문보조활동인으로서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