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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보호자] 마음 놓고 남편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30 11:30:05
  • 조회수
    2719

안녕하십니까?

진작 글을 한번 올리고 싶었는데 남편을 간병하는 동안은 경황이 없어서인지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아서 쓰질 못했습니다.

남편이 가시고 난 후 이제야 정신을 조금 차리고 조용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 덧 남편이 2년 하고도 한 달이라는 고통스런 투병생활을 끝내고 가신 지 내일 모레면 석 달이 됩니다.

남편은 2005년 12월 9일 새벽 5시경 떠났습니다. 너무 슬펐어요.

이제는 49제도 끝나고 제 슬픔도 조금씩 안정되어 갑니다. 제겐 지난 2년여 시간은 지옥과도 같은 것이었어요. 병원에서 생활하면서 먹는 것 제대로 챙겨 먹질 못한 데다 신경을 써서인지 위장병과 신경성 사지마비로 아파서 요즘은 한의원을 다니기가 바쁘답니다.

2년여 동안 걸음 한번 조용히 천천히 걸어 다녀본 적이 없었답니다. 그렇게 힘들여 간병을 했지만 제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랑하던 남편, 잘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모는 돈, 모두 없네요. 심지어 제 건강까지도. 어떤 때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이 들었답니다.

그래도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렵고 힘든 병원생활이었지만 잃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중에서 얻은 것도 많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많지만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좌절하기 보다는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준 사람들이 있답니다. 바로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정신이 아니라 이런 간병봉사단이 있다는 것을 몰랐답니다. 어떻게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을 알게 되었는지도 모를 만큼 정신이 없었어요.

제 남편은 심한 중증환자였어요. 저 또한 지체장애 3급이었고, 대학 1학년 아들이 하나 있는데 남편의 병원비를 대느라 휴학을 하고 난 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요일에는 간병을 도와주곤 하였습니다.

남편을 간병하는 것이 정말 힘들 때는 유료 간병사를 불렀지만, 하루에 몇 만원씩 하는 간병비를 감당할 수가 없었답니다. 대구시청에서도 우리 가족을 지원하여 준다고 간병사를 파견 해주었지만 남편이 중증환자라 마음 편히 맡길 수가 없었답니다. 그러는 중에 우리와

인연이 된 것이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이었습니다.

가끔 자다가 생각해도 참 그 분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남편 간병을 하다가 제가 과로로 입원했을 때 유일하게 마음 놓고 제 남편을 맡길 수 있는 분이 교보다솜이 간병사였습니다. 어느 것 하나 대충하는 것이 없고 하나에서 열까지 제가 특별히 부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환자에게 잘해주셨습니다. 유료 간병사보다도 더욱 완벽하니까 저는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주위의 다른 보호자 분들도 잘한다고 입을 모았답니다.

저는 고맙다는 말을 아끼고 싶지 않았습니다. 비록 3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심으로 고맙고 또 감사합니다. 그때 제 남편을 간병하신 두 분 간병사님들께는 소박하지만 간단한 저녁이라도 대접하고 싶습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추신: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장기입원환자의 보호자 중에 교대해 줄 가족이 없는 분들께 한 달에 며칠씩이라도 교대를 해주면 저처럼 보호자가 과로로 쓰러지는 일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께 혜택을 주시기 바라며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의 발전을 빕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 간병사 여러분들께는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대구 파티마병원 고(故) 박병인 환자 보호자/ 정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