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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김명옥_나에게 희노애락을 안겨다준 그녀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5-05-06 09:57:47
  • 조회수
    2863

아래의 글은 [전남대학교 공동간병실]에 근무중이신 김명옥간병사께서 재단으로 보내주신 수기입니다.

 

들에는 국화꽃 향기가 진하게 풍기고 산에는 단풍들이 곱게 물들어 수놓는 계절, 가을 이맘때가 되면 아련히 떠오르는 경상도 환자 한 분이 생각나곤 한다.

많은 환자들을 간병하다보니 다양한 사연과 많은 경험들을 들어보고 겪어보았지만 그 환자가 더욱 머릿속에 남은 것은 힘들고 힘든 과정을 거치고 결실,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기 때문이다.

 

어느 늦가을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무료 환자 장수진 씨를 배정받게 되었다. 뇌경색 환자로서 한쪽은 편마비인 상태로 60대 중반 여자환자는 추위에 약하고, 엄살이 심하며, 의지는 전혀 없었고 자기주장이 강한 환자였다. 재활을 받아야 하는데 시간만 되면 잠만 자려고 하는 무기력한 상태였다. 보호자는 전남대학교 의과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딸만 있었기에 안타까운 사연으로 사회사업실을 통해 배정 받게 되었던 것이었다. 재활환자는 6개월 안에 본인 의지와 보호자 협조로 열심히 해야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하려는 마음이 거의 없었으며 내가 퇴근 후 1시간 후 쯤 딸이 와서 도와주는 입장이었는데 환자는 딸 말은 듣지 않고 싸우고 내가 출근해서 운동을 하려하면 좀 쉬면 안 되냐고 애원하며 오히려 날 시험에 들게 만들곤 했다.

 

재활치료로는 전기치료, 언어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를 오전 오후 4가지를 반복해서 수행해야 했었다. 그렇게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오후 휠체어를 태우고 치료를 받으려고 병실을 나서는 순간 환자가 갑자기 우는 것이었다. 나는 당황했었고 왜 울고 계시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만 만들었다. 환자는 걸어서 다니는 사람을 멍하니 보며 “내가 지팡이를 짚어서라도 걸을 수만 있다면 또 대변, 소변만 내 의지로 가릴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씀 하셨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앞을 가로막았다. 내 가족, 친척은 아니지만 나이가 비슷한 나의 큰언니를 생각하며 독하게 마음먹고 욕을 얻어먹더라도 한 달간을 작은 힘이지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환자는 순간순간 나에게 화내며 이번 시간은 좀 쉬자며 나를 더욱 힘들게만 했고, 난 한달 밖에 도와드릴 수 없으니 제발 열심히 하자며 재활치료에 더욱 힘썼다.

 

병실 보호자들과 환자들이 가족처럼 너무 잘한다고 칭찬이 무색할 정도로 환자는 나에게 수시로 화내고 큰 소리로 윽박을 지르기도 했지만, 환자는 부산거주자라 경상도 말투가 때론 잠시라도 내겐 위안이 되고 웃을 수 있었으며 환자 딸이 이모라며 고맙다고 남겨놓은 쪽지편지들이 내겐 더욱 힘을 낼 수 있는 원천이 되었던 것 같다.

 

웃고, 울고, 싸우며 사투를 보내왔던 1달간의 시간이 다가올 쯤 환자는 휠체어에서 일어나 한 걸음, 두 걸음 발을 디딜 수 있었고 조금은 서툴지만 의료기에 의지한 체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팔만 내게 의지한 체 걸을 수 있을 때 환자는 웃다 울다 고맙다는 말이 끊이지 않고 기뻐했다. 한 달의 시간이 힘든 과정이었지만 나의 임무를 완수했다는 안도감과 재활에 성공했다는 성취감에 더욱 행복했고, 아쉬움과 뿌듯한 기분으로 간병도우미를 종료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학동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출근을 하는 도중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경상도 말투가 나의 귓가에 스쳐지나갔다. 그 사람은 그 때 그 환자였던 것이다. 그 환자는 이젠 도움 받지 않아도 잘 걸을 수 있다고 정상인이 되어 재활치료도 성공해서 전보다 더욱더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고 하며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그리고 나는 진심으로 말해주는 칭찬 그 한마디가 더욱 내 일에 최선을 다하고 환자께도 더욱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또 한 번 하게 되었다.

 

환자와 이야기를 하며 두 손을 잡고 있는 그 순간 나는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환자의 반지가 더욱 아름답게 빛나 보였다.

짧지만 긴 한 달 동안, 한달이라는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것을 보면 많이 힘들고 버거웠지만 그만큼 큰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서로를 도와 일을 수행해 나갈 때의 뿌듯함.

환자는 나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고 환자도 나로 인하여 행복을 찾았으니 행복 그 더 이상 말할 것이 없는 것 같다.

 

요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서로에게 무관심한 상황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만큼 그 많은 사람들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서로 행복과 희망을 찾아갔으면 이 사회와 세상이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라고 난 믿는다.

 
  • 충고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관심 갖아주신 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충고라 알고 최선을 다하려합니다
    건강하세요~~
    2015-09-20 22:17:33
  • 당신은 인간의 가면을 쓴 천사입니다^^

    모든 질환이 재활이 중요하다지만 뇌질환 만큼 재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인내와 끈기를 갖도록 힘이 되어주신 김명옥 여사님이  진정한 승자이십니다.


    환자의 건강만큼 당신의 건강도 소중합니다. 건강하셔야합니다^*^

    2015-09-19 21:25:59
  • 김명옥 간병사님 감사해요^^
    어머님의 병환에 당황해하던 저에게 따뜻한위로로 격려해주시고, 정말 진심으로 보살펴주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 마음이 평안해 졌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김명옥 간병사님의 손길이 머무르는 다른 환자분들에게도 회복과 평안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5-07-04 05:32:42
  • 행복은 늘 가까이 있는것...

    우리 서로 배려와 관심을 갖는다면 마음속에 행복이 가득 할 거에요..


    오뚜기 같은 굳은 의지의 그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2015-06-06 22:02:14
  • 똑순이 간병사님^^
    매일 매일 화이팅~^^
    2015-05-29 13:09:55
  • 긍정의 희망
    살아가는데 있어 타인의 목표 삶의 지향을 위해
    힘쓰는게 쉬운게 아닌데
    더 나은 미래를~~
    2015-05-27 22:15:10
  • 마음
    무슨일이 있어도 포기하지않는 마음이 참 보기좋네요
    2015-05-16 08:18:30
  • 희노애락
    감명많이 받았습니다
    멋지세여!
    2015-05-14 02:00:41
  • 희.노.애.락 은 인생의 필수

    김명옥 간병사님! 하루 하루가 힘 들지만 그속에서 보람을찿고 즐거움을 찿는 당신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2015-05-13 20:50:58
  • 보셨음..문자주세요 ㅎㅎ

    김명옥 간병사님께서 환자분을  케어하시면서  힘든날도 ..짜증. 즐건....


     이편지의 사연같은 일들이 많이생겨서  활력넘치는 하루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간병사님  홧팅!

    2015-05-12 17:40:13
  • 금상첨화

    간병사님의 환자에 대한 인내 관심 사랑이라 표현해야 되겠지요

    한분의 인생을 행복으로 바꿔놓으셨어요

    많은 덕을 쌓고계시니 좋은일만 좋은일만 있을겁니다  찬사보냅니다^^

    2015-05-10 23:14:13
  • 행복 두배 되세요

    간병을 하시면서 그래도 가장 큰 기쁨이 회복해 가는 환자의 모습이겠죠


    많은 보람을 느끼시는 만큼 간병사님의 삶도 많은 행복이 가득하길 빕니다.


     

    2015-05-06 11:54:03
  • 김명옥간병사님, 감사합니다.
    항상 힘들게 일하시지만 희망을 찾으며 살아가시는 간병사님께 저희들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2015-05-06 10:3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