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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김금숙_사랑을 전하는 천사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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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작성일
    2015-05-06 10:28:30
  • 조회수
    3057

아래의 글은 [전남대학교 공동간병실]에 근무중이신 김금숙간병사께서 재단으로 보내주신 수기입니다.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진다.

오늘도 얼마나 뜨거운 햇살이 심술을 부릴까?

얼굴위로 따뜻한 빛의 알갱이들이 송골송골 맺힌다.

창문을 열고 바깥공기를 마셔본다.

밤새 뜬눈으로 밤 근무를 마치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너무 행복하기 때문이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글처럼 때론 힘들고 외롭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긍정에 힘이 샘솟는지 모른다.

계절 따라 아픔 따라 일 년 삼백육십오일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뜨거운 마음과 사랑에 손길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어르신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일상생활에서의 손과 발이 되어 분주히 뛰어 다니는 나의 직업은 간병사이다.

 

3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오른쪽 편마비에 언어장애가 온 어르신, 성격이 불같아서 당신의 어눌한 말투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빨리 알아듣지 못한다고 발로 차기도 하며, 꼬집어 뜯고 심하게는 듣기 거북한 욕설까지 퍼붓는다.

식사수발에 원하는 것 바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이다. 물론 가시 없이 부드러운 향기로만 삶이 채워질 수 있다면 더없이 좋으련만 삶은 때때로 지금 내가 겪는 이 순간처럼 아프고 아픈 고통을 삼키려 몸부림친다.

그렇게라도 하고나면 당신의 몸과 마음이 편안하실까?

정서가 메말라 있는 어르신에게 대변을 보고 나신 후나 침상목욕 후 “고생했다, 고맙다”라는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설명을 드렸다.

다음날 기대하지도 않는 소득을 올렸다. 돌봄을 끝내고나니 갑자기 “고마워요”라는 말 한마디에 나는 오늘의 피로가 비타민제 같이 몸이 가벼워진다.

또한, 요양원에서 오신 어르신은 치매가 있고, 뒷목에 욕창이 탁구공만 하게 있었다. 소독을 해 놓으면 손으로 긁어 베갯잇에 고름이 흘러내리곤 하였다.

사슴 눈망울 같이 동그란 두 눈엔 슬픔이 가득하여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우리를 뚫어지게 바라보기만 하신다.

검은 변에 냄새가 어찌나 독한지 속에서 무언가 올라올 것 같은 미식거림에 화장실에서 헛구역질을 하곤 하였다.

어르신이 오신지 5일째 되던 날 오후였다. 항문이 열린 탓에 그날따라 심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19시 30분경 혈변을 2번이나 힘들게 보신 것이다. 혈변을 치워드린 후 손을 씻고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퇴근을 하였다.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하니 침대는 말끔히 치워져 어르신은 보이지 않고 텅 빈 침상만이 나를 맞이하였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새벽 02시에 장례식장으로 가셨다고 전달받았다. 머릿속이 아무 생각 없이 무엇엔가 맞은 것 같았다. 예감은 하였지만 어르신에게 한 밤인사가 영원히 잠들어 긴 여행을 떠날 줄이야! 허무하였다.

 

누가 인생은 덤이라 하였던가?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다고. 우리 내 인생살이 마지막 가는 길에 옷 한 벌을 입고가기 위해 무던히도 풍지풍파와 싸우지 않은가? 내 마음이 슬프기만 하였다. 사랑한다. 고맙다. 감사하다. 심금을 울리는 말 한마디는 나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나는 또 오늘과 내일을 맞이하며 새로운 어르신을 반갑습니다로 받아들인다.

대문을 닫으러 나갔다 주저앉아 고관절 수술을 하신 어르신이다. 병원생활이 익숙지 않은 탓인지 장염으로 20ㅕ일을 아주 심한 설사를 하셨다.

음식을 드시지 않아도 10회 이상을 보시고, 시도 때도 없이 “내가 죽을병에 걸렸는갑다”며 한숨짓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다.

며느리의 퉁명스런 말투에 항상 서운해 하시며, 그런 날이면 목에 뭔가 걸린 것 같다며 식사를 하시다 눈물지으며 토하시기도 하신다. 어르신을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퇴원 후 집으로 가지 못하고 요양병원으로 가시는 것이다.

내 나이가 아직~말끝을 흐리시며 또 흘리는 눈물에 목 메이신다.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자신이 집을 잃어버린 아이 같다며, 바보가 되어 버렸다고.

금숙씨는 늙지 말고 지금처럼 좋은 일 많이 하라고 하신다. 잠이 오지 않는다며 눈을 감지 못하신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눈물지었다. 어르신의 서러움을 알기에…….

 

누구나에게 시간은 똑같이 주어질 것이지만 너무 한순간처럼 막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천년만년 이어질 것처럼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잔잔한 바다는 노련한 사공을 만든다고 하였다. 세상에는 다 좋은 것도 더 나쁜 것도 없는 법, 나는 지금보다 훨씬 단단하고 노련한 사공으로 세상을 향해 노를 저어갈 것이다.

삶의 현장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는 진정한 다솜인으로 끝없이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으로 최상의 서비스로 다가서는 주인공이고 싶기에…….

 

나는 지금 내 나이 50의 길모퉁이에서 홀로 외롭게 서 있다.

 
  • 당신이 천사

    그런 천사라도 내몸이 망가지면 그만입니다ㅠㅠ


    당신 건강도 챙기면서 환자케어하는것이 정답이지 말입니다.

    2016-07-11 19:53:02
  • 은총이
    영원히 축복받으실 거예요
    2016-07-11 19:48:10
  • 긍정의 힘
    똑 같이 주어진 삶속에서도
    긍정의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엿보이네요
    파이팅!!!
    2015-05-30 14:28:23
  • 홧~~~팅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선하네요^^
    매일 매일 홧팅~~~!
    2015-05-29 11:56:15
  • 언제나..

    항상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아주시는 김금숙 간병사님.. 읽어 내려가는데..우리 간병사님 근무하시는 상황을 보지않아도  알수 있을거같은 내용이네요.  밝은 목소리 뒤에는 다른 고달픔이 있었네요..  그래도  엄마을 응원하는 댓글을 달아주는 자녀분들이 계서서


    부럽기도 하고  멋진 인생을 살고 계실거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2015-05-20 16:12:22
  • 바로 당신이 천사..

    당신의 진심어린 마음이 정말 감동이에요..

    글을 읽는 나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지네요

    언제나 행복한 마음으로 항상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5-05-18 23:00:17
  • 마음도 천사 얼굴도 천사

    김금숙 여사님은 얼굴도 마음도 천사인가벼~~~

    이런글은 또 언제쓰셨쓔---

    외로워 하지 마시고 멋진 인생설계하세요???

    2015-05-15 21:59:12
  • 당신이 있기에

    당신이 하나님과 함께 있어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당신이 있기에 나는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2015-05-13 18:27:29
  • 철없는 아들~~~

    이렇게 힘들어 하는줄은 몰랐습니다.

    더 당당하게 살아가시기를~~~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ㅋㅋㅋ

    2015-05-11 19:57:09
  • 엄마손은 약손

    우리 엄마 최고예요~~~

    그렇게 힘들어 하는줄은 몰랐어요????

    제 인생도 좀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싸랑해요^^^

    2015-05-11 19:55:29
  • 한편으로 가슴이 뭉쿨하내여~~~

    가슴이 뭉쿨하면서 왠지 마음은 허전하고요?

    당신과 같은 사람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살아볼만한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15-05-11 19:52:51
  • 아름다운 글...

    마음과 행동을 같이 한다는 것이 매우 힘든일인데.. 한자 한자 마음이 뭍어나는 아름다운 글 감명 깊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2015-05-10 22:26:27
  • 아무나하는 일은 아니군요

    당신의 손이 천사인줄 몰랐습니다.

    영원한 천사이기를

    2015-05-06 18:50:11
  • 힘내세요..... 외로워마세요

    환자분의 마음까지 움직이게 하여 "고마워요" 라고 말씀하셨다니 왠지 모를 뭉클함이 전해집니다.


    간병사님의 손길과 마음이 보이는것 같아요


    다소 고달프거나 힘들게 하는 환자분이 있다면 그만큼이나 그분이 힘들어 하고 있다 생각하시고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2015-05-06 11: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