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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이명숙_즐거운 인생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5-05-12 09:57:26
  • 조회수
    2779

아래의 글은 [광주지역사업단-광주보훈병원]에서 근무중이신 이명숙간병사께서 재단으로 보내주신 수기입니다.

 

남편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며 평범하게 아들 하나 딸 하나 키우면서 살아오던 중 시어머니께서 암이 발병하여 몸이 약해지셨고 가까이 살던 내가 어머니를 돌보게 되었다.

친정엄마가 먼저 암으로 돌아가셨고 살아생전에 못해드렸던 효도를 시어머니께 하나 보다 생각이 들어서인지 궂은일도 전혀 힘들지가 않고 하나하나 보람이 느껴졌다.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탓일까? 시어머니는 호상으로 돌아가셨다. 정말 행복해 보이신 표정으로.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있지 않아 어느날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사랑방신문에 손이 갔고 “간병사”라는 단어 하나만 보고 적혀진 전화번호를 보고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전화상으로 몇 마디가 오고 갔다 짧은 통화였지만 마음에 드셨는지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을 주셨다.

그렇게 면접을 보고 3개월 과정을 이수하고 실습은 지각, 조퇴, 결석 하나 없이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했다.(실습 중에 우리 딸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지만 참석을 못한 게 참으로 미안했다.)

 

모든 것을 수료하고 그 당시 20명의 교육생 중 17표를 내가 받아 우정상까지 받으면서 일에 대한 욕심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겼다.

이 정도 일은 잘 할 수 있겠다 싶어 단 한 장의 이력서로 요양 병원에 입사하였고 3개월째 근무 중 교육기관 관장님의 추천으로 다솜이재단 유정안 팀장님에게 면접을 보게 되었고 화순전대병원 공동간병실 첫 시범사업으로 2007년 7월 입사하였다.

요양 병원에서와 달리 책임감은 무거웠으며 네 분의 어르신을 혼자 케어해야하는 부담감도 있었고 혼자서 다섯 명까지 모시는 상황도 있었다. 처음 하는 석션에도 겁이 났고, 드레싱하기 편한 자세로 잡아주는데 욕창을 보고 울기도 했다. 밤 근무 때는 관장으로 무려 27회나 설사를 처리한 적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체위변경이나 트랜스퍼, 용변 처리 같은 것도 쉽지 않았다. 지금은 내게 맡겨진 어르신 편안하게 해드리고 가족분들 안심할 수 있게 완벽하게 주어진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자부하지만 그 당시 현장에서는 6.25 때 전쟁은 전쟁도 아니라는 드라마 속의 한 대사처럼 전쟁 아닌 전쟁을 매일 치러야 했다.

방어를 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나는 치매 어르신의 손찌검, 머리채가 잡히거나 손을 물어버리고 몸을 꼬집고 사방 군데에 침을 뱉는 행위는 부지기수.

남몰래 비상구 계단에 쪼그려앉아 소리 없이 울기도 여러 번.

휠체어나 워커, 침상에 멍들어 때도 많고 퇴근할 때는 발이 퉁퉁 부어 신발 속에 발이 들어가지 않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나온 적도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이지만 무사히 하루 일을 마무리하고 동료들과 “우리 언제 또 같이 일하는 거야” 하며 서로 힘들지만 내색 없이 다독여주고 “조심히 들어가고 또 보자“라는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꼈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와도 피곤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피곤하다고 하면 “그러게 힘든 거 시키지도 않았는데 뭐 하러 다녀 그만둬”라고 할까 봐 말도 못 했다.

왜 말을 못했냐고? 힘들긴 하지만 난 이 일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껏 잘 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처음엔 출퇴근이 신이 났다 직장인으로써 단정하게 옷차림한 것에 대해 선생님들의 예쁘다는 칭찬에 하루하루가 좋았고, 내일은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하지 란 맘에 몇 벌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가족들에게 어떤 게 예쁘냐고 자꾸자꾸 물어본다.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다 예뻐"지만 그래도 좋다.

서울에서 시집와 지인도 그리 많지 않던 나에게 이 일은 여러 인연을 만들어주었으며 집에서 남편이나 자식들이 “명숙아 걱정마” ,“엄마 걱정 마” 하고 부재중인 나의 역할까지 잘 해내는 모습을 보면 애들이 벌써 이렇게 컸나 기특하기도 하고, 그래 역시 우리 남편이 최고지 란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이유는 나도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어느새 한 달이 지나가고 급여통장에 입금 문자가 들어오면 사랑하는 우리 남편, 아들딸에게 작게나마 베풀 수 있는 여유로움도 생기고 가족들과의 저녁도 근사하게 쏘고 그동안 잘 걸어와 준 나 자신에게도 좋은 선물을 하고 기쁨 두 배로 행복하다.

이러한 이유들이 있기 때문에 순간 힘들고 지친다고 가족들에게 힘든 모습을 내색할 수는 없다. 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은 집 가까운 6인실에서 동료 간병사와 어려운 건 같이 하고, 부족한 건 서로 발맞춰나가며 어느새 막내 간병사에서 지금은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선배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수많은 어르신들을 케어하면서 나도 모르게 실력이 많이 늘었는지 주변 동료들뿐만 아니라 타부서 직원들 또는 상관들도 나를 인정해주니 너무 흐뭇하고 기운이 난다.

나는 이 일을 사랑하고 즐긴다. 솔직하게 한마디 말하자면 인생이 즐겁다.

라고 이메일을 보내야 되는데 보낼 줄 모르신다며 어머니가 원고지에 수기로 작성하여

저에게 주셨습니다.

 

내용을 읽어보신 분은 알겠지만, 아래의 글은 이명숙간병사님의 아드님이신 박병주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이 글의 주인공 이명숙 간병사의 아들 박병주입니다.

처음엔 6개월 아니 3개월도 못 버틸 것이라는 가족들의 예상과 다르게 엄마는 지금껏 잘 해내오고 계십니다.

저도 물리치료사로 병원에 근무하고 엄마가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에 기회가 생겨 엄마의 글을 읽게 되었는데 참 느끼는 게 많습니다.

저는 출근하면 환자분들 치료해드리고 만져드리고 하하호호 말벗해드리고 손주 노릇하는데

퇴근하고 집에 오면 진이 빠진다는 이유로 엄마 몸은 만져주지도 않았습니다.

핸드폰이나 또닥거리고 퇴근 후에는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엄마가 간혹 어디 아프다 그래도 “엄마 어디 봐봐 어디가 아파 만져줄까 뭐 해줄까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라고 말하기 전에 “엄마 아프면 병원 가”라고 밖에 말 못 했던 저는 불효자입니다.

몇 달전부터 오른쪽 손목이 너무 아프시다고 해서 “어떻게 마사지라도 해줄까 엄마?“라고 했더니 만지지도 못하게 합니다.

이유는 아들 직장 나가서 손으로 고생하는데 집에 와서도 고생시키면 안 된다고...

아픈 거 참고 견디는 사람이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 엄만데 저는 이렇게 무지하게 살아왔습니다.

엄마에 대해 아는 것은 티끌이고 모르는 것은 태산이었습니다.

저희 집이 정말 엄마 아빠랑 친구같이 지내고 이야기도 자주 하고 화목해서 그런지 부모님을 너무 편하게 생각했나 봅니다.

앞으로는 저도 부모님께 못 했던 효도, 부모님이 저를 키워주신 보답 정말 열심히 하고 살겠습니다.

이렇게 엄마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 삶이 아름답기를~~

    글을 보고 많이 아니 여러번 읽고 또읽어 보고 ,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삶이 아름답게 펼치길  기도 합니다.~~

    2015-06-09 17:54:17
  • 아름다운 미소
    다솜인으로서 모범이 되어 항상
    밝게 일하시는 모습 보기 좋아요
    존경합니다 선배님~~
    2015-05-30 15:11:03
  • 밝은 미소의 힘.
    이명숙 간병사님과 함께 근무하는 신입 간병사입니다.입사하여 설레임과 긴장감이 동반될때 밝은 미소와 함께 따뜻하게 맞아 주시며 가르쳐 주시는 모습은 마치 천사와도 같았습니다.저희 병실은 선배 간병사님들과 혼연일치 되어 팀목이 너무도 아름답고 멋지게 어르신들을 모시며 케어를 하고 있답니다.이것이 모두 우리 이명숙 간병사님의 배려하는 마음과 밝은 미소의 힘인것 같습니다.감사해요!선배님들 사랑해요♡
    2015-05-16 13:54:16
  • 신나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하게 만드는 선배의 힘!
    별 경험없이 입사한지 1년남짓!  경험이 많은 이명숙 간병사님의 일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열심히 배우고 정성을 다해 화자분들 모시다보면 머지않아 실력있고따뜻한 멋진 간병사가될수 있으리라 다짐해보며. 언제나 다정한 언어와 따스한 배려로 같은방 동료들을 웃게 만드는 멋진 이명숙 간병사님!  늘 고맙고 감사해요
    2015-05-14 22:47:49
  • 긍정의힘
    가냘픈 몸으로 환자케어도 잘하시지만
    신입간병사님이 첫출근해오면 다정다감하게
    가르쳐주고 힘들어도 보람있다고 격려해주면서
    긍정의힘으로 동료애를 보여준 
    이명숙간병사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05-12 12:27:51
  • 따뜻한

    따뜻한 마음, 항상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비결이 행복한 가정에 있었군요


    이명숙 간병사님 ...


    힘들고 지칠때도 있을텐데 날씬한 몸 어디에서 그런 사랑에 에너지가 나오는지 감탄스러울때가 많습니다.


    언제나 단정하고 정돈된 모습과 부지런함에서 간병사로서의 전문성과 기술이 느껴집니다.


    우리 이명숙 간병사님을 보면 다솜이재단의 보배라는 생각과 다솜이재단의 힘이 느껴진답니다.

    2015-05-12 10:16:32
  • 간병사님, 아침부터 울리시네요.
    간병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일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면, 예상치 못하게 뒤에 적으신 아드님의 글은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하고 따뜻한 눈물이 흐르게 만드네요. 정말 좋은 가정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2015-05-12 10:0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