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DASOMI FOUNDATION
다솜체험담후기 다솜체험담후기
다솜체험담후기
[간병사] 이복순_마음의 치료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6-09-26 10:45:40
  • 조회수
    2105

아래의 글은 [서울지역사업단 - 건국대학교병원 이복순 간병사]께서 보내주신 체험수기입니다.

 

건대 병원에서 근무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간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파 우울해 지는데 이곳에 오시는 분들의 마음은 어떻게 해야 가벼워질까!!!... 그러면 회복도 빠르지 않을까!!!...

늦은 겨울 수염이 덥수룩한 70대 중반의 환자가 오셨다.

외모가 깔끔하지 못하니 더 아파 보여 수염을 깎자고 말씀드렸더니 짜증 섞인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신다.

그 모습 그대로 3일 후 퇴원하셨다.

그리고 한달 후 같은 모습으로 오셨다.

권해 봐야 소용없음을 아는지라 며칠을 그대로 있다가 안되겠다 싶어 묻지도 않고 면도기를 가지고 가 로션 듬뿍 바르고 면도를 시작했다.

왠일일까? 거부하지도 않고 화도 안내신다.

다 끝내고 나니 “고마워요”라고 말씀하신다.

‘하아 진심은 따로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에도 체위를 해 드리면 엉덩이를 들썩들썩해서 자세가 바뀌어있고 또다시 움직여

바로 눕고를 수없이 반복하며 힘들게 하신다.

욕창에 대한 위험을 알려드리면서 부탁도 하고 사정도 하고 가끔은 쏘아붙이기도 하면서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그러는 동안 엉덩이 상처는 서서히 아물어 갔다.

작전을 바꾸자, 출근해 눈이 마주치면 ‘씨익’ 웃으면 ‘흐흡’하면서 외면하신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씨익’ ‘흐흡’ 반복이다.

그렇게 열흘정도 지났을까 ‘씨익’ 웃어드렸는데 ‘씨익’ 입꼬리가 올라가는게 아닌가!!!

세상에...그분의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다. 눈인사까지 하신다.

“감사합니다”하고 인사하는데 가슴 깊은 곳에서 뭉클 무언가 올라오는 느낌이다.

그렇게 매일매일 인사를 나누었고 고맙다는 말씀도 자주 하셨다.

비록 단답이지만 대화도 하고...

추위를 많이 타셔서 늘 춥다고 하시는데 가족들은 모른체 한다.

마침 이사 준비를 하느라 짐정리를 하다 발견한 쓰지 않는 담요를 가져다 덮어드리며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하면서 생색을 내기도 했다.

그리고 4개월 후, 드디어 퇴원하시는 날이다.

나를 한참 보시더니 윙크를 하신다. 힘겹게 마음을 열어 소통하기 시작했는데 이별이다.

서운하지만 조금 더 밝아져 퇴원하시니 노력은 헛되지 않았구나.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미세먼지로 인해 답답하지만 마음속의 하늘은 맑고 청명하다.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밝게 하시고 부디 쾌차하시길....

 
  • 이복순간병사님~~

    이복순간병사님~ 불통이셨던 환자분을 소통의 마음을 갖게 해주시는데 애쓰셨네요.

    대부분 포기하거나 무관심을 보일 수도 있었을 터인데 지속적인 관심이 환자의 마음을 움직인것 같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 가운데 프로의 모습을 보이시는 간병사님, 감사합니다~~~

    2016-10-10 11:4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