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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이전자_왜소한 거인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6-09-30 15:44:08
  • 조회수
    1542

아래의 글은 [대전지역사업단 - 건양대학교병원 이전자 간병사]께서 보내주신 체험수기입니다.

 

나는 이름이 여러개입니다.

간병인. 아줌마. 여사님. 요양보호사 등등 실습 받을 때 만해도 나는 못하겠구나 정말 못하겠구나를 되뇌이며 이왕 왔으니 실습이나 받아야지 했던게 이제는 강산이 한 번 쯤은 바뀌고도 남음이 있는 세월 속에 물 흐르듯이 유유히 흘러 이 자리를 지켜 왔습니다. 봉사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앞세워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후회와 뿌듯함의 반복이었습니다.

 

수년 동안 내일은 오늘 보다 더 좋은 날을 만들리라 나와의 약속... 하지만 달마다 들어오는 개도 안물어 가는 돈에 이끌려 지금은 공짜로는 절대 못할 것 같은 솔직한 내 마음이 진실입니다. 잠시도 눈을 떼서는 안되는 분 또는 쉼 없이 소리를 지르는 분 또는 쉼 없이 자리에서 내려 오시는 분, 아무데나 용변을 보시는분, 병실 바닥을 엉금엉금 기시는 분, 셀 수 없이 많은 환자분들의 엇갈린 갈림길에 운명을 달리 하시는 분들, 수 없이 지나쳐 왔습니다.

 

힘든 일상 속에 감동에 또 감동이 있는 분도 여러분 계시지만 3, 4년 전 쯤 건양대에 목은 고사하고 몸을 전혀 쓰지 못하는 정창일(가명) 이라는 분이 오셨습니다. 가래는 쉼 없이 퐁퐁 솟아 흐르고 할 수 있는 건 굵은 싸인펜으로 종이를 받쳐 드리면 알아보지 못할 단어를 힘겹게 써 보여주는게 전부였습니다. 우린 나름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 맞춰 드리곤 했지요.

꿈틀꿈틀 애벌레 움직이듯 어깨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처음엔 어깨가 서서히 움직여 나날이 큰 그림을 그려 나갔습니다. 꿈처럼 발전해가는 그 모습에도 가래는 움직일 때 마다 콜록콜록 넘쳐 맞은편 환자까지 튀는 건 일상이었습니다.

3주 4주나 되었을까 가래도 멎어가고 목도 막고 몸의 움직임은 더더욱 활발해져 물리치료에 화장실, 물론 휠체어에 의지하면서지만 우리는 날마다 기쁨의 박수를 치며 용기를 북돋고 축하를 연발. 정말로 내 일처럼 기쁘고 신이났습니다. 떠드리던 식사도 자신이 손수 드시고 드디어 발작을 띄기 시작했습니다. 출근시마다 그분이 궁금해 옷도 갈아 입기 전에 들여다 보고 더 좋은 발전을 기대하곤 했습니다.

정창일 님은 날마다 우리에게 감동을 선물하며 몰라보게 빠른 속도로 좋아져 3개월이 채 되기 전에 아마도 걸어가셨습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마음으로 감사를 드렸습니다. 정말 그 분이 그렇게 되리라 아무도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일주일 후 외래 오신 날 병실을 들려 건재한 모습 보이시고 가셨습니다. 고맙단 말씀과 함께...

이렇게 좋을 수가. 이런 감동이 내게 있을 줄 정말 몰랐습니다.

 

나는 참고로 43키로의 왜소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거인이랍니다. 언제나 힘이 나고 활기찹니다. 오늘도 나는 신이납니다. 새로운 감동이 내일도 펼쳐질테니까요. (그 환자는 희귀병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