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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이 아름다운 세상의 일원이 되어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0 11:02:30
  • 조회수
    2579

멀고 먼 길을 환자를 찾아왔다.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

여자!

키가 침대에 모자랄 정도로 큰 몸무게 86kg거구의 체구.

귀로는 들으시고 석션에, 엘튜브식사에, 더욱이 4년 7개월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다.

4년7개월을 남편분이 병간호를 하셨단다.

목욕을 한지가 오래되어 냄새가 몹시 나고 손등과 발등에 때가 끼어 마치 개구쟁이 구슬치기 소년들 같았다. 정말로 대책이 서지 않는다. 거기에다 밤낮없이 우신다는 주위 분들의 말씀이다. 엘튜브 식사는 6번. 밤이 되었다, 울음이 시작되니 아침 6시까지 댈래도 안되고 진짜로 대책이 안섰다.

카에다 환자를 싣고 목욕탕으로 직행... 울기 시작한지 대충 40여 분.

때는 얼마냐? 못자리에 거름하시고, 눈물로 양념하시고, 내 땀방울로 나는 목욕하고...

남편분은 토요일은 저녁 9시가 넘어도 안 나타나시고 오셔서 하시는 말씀은 10만원 짜리 내기바둑에서 시간이 없는 바람에 졌다며, 돈 잃고 와서는 술에 쩔어 매부리 코가 되시고...

긴 병에는 효자 없다고 하는데, 그래도 남편이니까 5년간이나 간병했겠지 하는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퇴근을 하면서 진짜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병 없는 세상은 기쁨이 있을까?

이렇게 병원 생활을 하다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질긴 목숨 때문에, 병원비가 없어서, 자식이 없어서, 혹은 있어도 없다고 말씀하시는 모인 분들, 남편을 버리고 또는 아내를 버리고 도망가는 일 간병활동을 통해 수많은 슬픈 일들을 만난다. 또 한편으로 주위에서 간병하기 힘든 분들을 돌보는 다른 아름다운 이들도 있다. 그들이 자식이건, 부모이건 간병을 한다는 것이 무척 힘든 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슬프고도 아름다운 많은 일들을 만나서 또 기쁘다.

난 아름다운 세상의 일원이 되고프다. 그래서 나의 행동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재)실업극복국민재단, (주)교보생명, 성루지역팀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최인녀 간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