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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여성 가장이라는 이름의 간병사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0 14:01:15
  • 조회수
    2582

‘여성 가장이라는 이름의 간병사’, 어느 날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이름표다. 특별한 기술과 능력이 없는 난 무슨 일이든 주어지는 대로 최선을 다하며, 그때 그때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만족하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생활은 늘 불안정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생각하면 더욱 힘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나에게 간병사란 직업은 나와 내 가정의 새로운 미래가 되었다.

내가 접하는 환자들은 세상풍파에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기며 상처입고, 세상에 대해 분노하고 절망하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이들이었다. 지식이 풍부하여 말씀이 많으신 분을 만나면, 그래 표망하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이들이었다. 지식이 풍부하여 말씀이 많으신 분을 만나면 표현력이 자유롭고 활동적이니 금방 일어나시겠지 생각하고, 고집이 세며 자기중심적인 분을 만나면 개성도 있고 소신도 있으시네 생각하고, 너무 의존적이며 전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시려는 분을 뵈면 속이 부글부글 할지라도 그래 너무 착하셔서 그런 거니까 금방 내 마음을 알아주고 잘 따라주시겠지 하며 스스로 위로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때로 주저않고 싶을 만큼 힘들 때면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 활동을 하면서 처음 만났던 어린 천사와 그 가족을 떠올린다. 쳐다만 보아도 애처로운 작은 몸짓 하나하나,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하는 깊고 커다란 예쁜 눈을 가진 어린 천사였다.

그 어린 천사의 할아버지는 우리 나라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희귀성 질환인 파킨스병을 앓고 있었다. 그 할아버지의 보호자는 힘든 환경에도 전혀 동요되는 모습이 없이 가족들을 돌보는, 바른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힘들 때마다 서로를 아껴주고 보듬어 주던 그 가족들의 사랑을 떠올린다. 일년이 지났지만 오늘도 난 나의 신께 기도한다. 그 어린천사와 그 가족들을 위해서.

하루를 마감하는 간병일지를 쓰면서 오늘의 나를 뒤돌아본다. 난 오늘 얼마만큼 환자를 기쁜 마음과 귀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대했는가? 몇 마디를 칭찬해주었는가? 아니면 내가 칭찬받기를 원했는가? 반성도 해보면 매일은 오늘보다 더욱 최선을 다하자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 생활을 한지 일 년여의 시간을 뒤돌아보면서 더 많이 긍정적으로 변화된 내 모습에 감사한다.

 

서울지역/이용배 간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