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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사랑의 실천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0 14:11:53
  • 조회수
    2408

내게는 간병사라는 직업은 묘한 매력이 있고, 인생의 참 길로 가는 길을 가르쳐주는 또 하나의 살아있는 지침서라고 감히 나는 말한다. 잠긴 문은 풀어야 하고, 닫힌 문은 열어야 하며,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고 믿는 것은 행함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내가 돌보던 환자 중 한 분의 이야기를 할까한다. 환자는 65년이란 세월의 굽이친 인생길을 헤어 나와 이제는 약간의 여유로움으로 마지막 생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겉으로 보이는 커다란 실체 속에 감춰진 아주 작고, 작은 영혼으로 돌아가 그 만의 세계 속에 빠져 벗어나지 못하고, 아주 기본적인 인간의 본능마저도 잊어버렸다. 환자를 간병하면서 나름 내 자아를 온전히 내려놓지 못하고 자꾸 눈에 보이는 커다란 실체만 바라보게 된다.

그 커다란 체격에도 목욕하기 싫다고, 옷 갈아 입기 싫다고, 운동하기 싫다고, 울고, 떼쓰고, 어깃장 놓는 것을 보면, 비워 보이다가도 어르고 달래면 금세 웃는 그 천진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같이 하하 웃어대기도 한다. 또 어제보다 오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의 차이를 보일 때면, 너무 기뻐 아기를 키우는 엄마처럼 환자의 뺨을 부비게도 된다. 내일은 또 어떤 다른 말을 해서 나와 병실을 같이 쓰는 환자들에게 웃음을 줄까 기대하면서 오늘도 나는 간병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1팀 / 이용배 간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