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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우리들의 송년회는 우리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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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0 14:15:40
  • 조회수
    2680

2005년 송년회를 생각하면 아직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우리 간병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망년회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적은 돈으로 19명이 즐겁게 먹을 수는 있을 런지, 모자랄 텐데 어쩌나 하고 걱정부터 했었던 기억이 난다. 여럿이서 생각을 모은 끝에 바깥에서 흥청망청 먹고 마실 것이 아니라, 우리 아줌마들 손으로 사무실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얘기도 실컷하고, 즐겁게 지내자는 의견을 내서 우리는 그리 하기로 하였다.

우선, 각자 역할을 나누었고, 각자가 맡은 바대로 준비하여 사무실로 모이기로 하였다. 난 우리나라 사람은 역시 먹으며, 정이 생긴다고 음식이 부족할까봐서 집에 있는 재료들을 모아서 두 손 가득 챙겨들고, 이럭저럭 짐을 라면박스만한 상자로 하나가 되어 있었다. 거기에 김밥까지 사서 머리에 이고 다른 간병사와 만나 같이 가게 되었다. 그 분 역시 족발, 과일, 떡볶이 떡 등을 사서, 이고 지고 하였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둘 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결국 아줌마들 부지런함과 알뜰함으로 19명이 먹을 것은 어느 정도 되었다 싶었지만 그래도 부족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사무실에는 시장을 본 우리가 가장 마지막으로 도착하여, 모두 같이 손을 걷어 부치고 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만들고, 차리고 부산을 떨었다. 짜잔~ 어느새 푸짐한 우리의 송년회 잔칫상이 차려졌다.

모자랄까, 구차할까 걱정했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우리는 사무실에서 음식을 해 먹으면서 오랜만에 모여, 수다도 떨면서 아줌마들만이 느낄 수 있었던 온정을 느끼는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 난 속으로 ‘이렇게 지내는 것도 무척 좋구나’하면서, 역시 우리 간병사들이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는 기회가 되었고, 올해 아무 탈 없이 지나간 걸 고맙게 여기며, 내년에도 모두 건강하길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서울경기지역2팀 / 홍무표 간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