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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종순씨의 루푸스 투병기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0 14:30:43
  • 조회수
    2854

병실에 들어선 순간, 24세 처녀는 초등학교 5학년정도의 모습으로 앳되고 통통한 얼굴이었다. 말을 전혀 하지 않았고 자기 힘으로는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았으며, 그저 해주는 대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간병이라 너무 막막했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적이라는 루푸스 증후군. 나름대로 병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간병을 시작했다. 자가면역 질환의 하나로 피부, 관절, 혈액과 콩팥 등, 여러 조직과 혈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며 고열, 단백뇨, 관절염, 탈모, 복수 등 여러 부작용도 따르는 병이라고 했다. 환자는 루푸스질환의 부작용으로 당뇨가 왔으며, 먹지 못하니 저혈당으로 쇼크상태가 왔고, 인슐린 주사가 필요하기도 했으며, 단백뇨로 알부민 주사도 맞았다. 혼자서 누워 있기만 한터라 욕창도 심했다. 말 한마디 대꾸도 없는 그녀에게 나의 정성어린 간병은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정신과 약이 투여되기 시작했고, 나의 기도는 더욱더 간절해져갔다.

어느 날이었다. “아줌마”라고 부르면서 환자는 말문을 트기 시작했고, 나는 그 신기하고 대견함에 눈물을 흘렸다. 호전은 눈에 보일만큼 진행되었다. 의료진의 노력과 본인의 의지 그리고 미약하나마 나의 간병이 누워있던 환자를 일으켜 세우고, 또 걷게 만들었다. 팀장님의 배려로 나는 퇴원하는 날까지 간병을 할 수 있었고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던 보행도 이루어지면서 컴퓨터를 배우고 싶다는 희망도 가지게 되었다. 많은 병동 사람들은 병을 이겨낸 환자를 칭찬했고, 그 덕에 나도 칭찬을 받았다. 내가 간병한 환자가 좋아진 것만으로도 기쁜데 주위에서 칭찬까지 들으니 더 없이 좋았다.

나는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병을 한 것이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거라고 믿는다. 내가 아니어도 누구라도 그러한 마음이라면 가능하리라고 믿는다. 종순씨 항상 건강하고 즐겁게 살자구요. 그럴꺼죠?

 

대구지역팀 / 오봉자 간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