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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교보다솜이로 두 아이의 엄마로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1 09:28:43
  • 조회수
    2469

가끔씩 수첩을 펴면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내가 8개월간 간병을 한 환자들의 신상메모이다. 학창시절 졸업앨범을 보며 추억에 젖듯, 난 그 분들의 이름을 보면서 혼자서 빙그레 웃곤 한다. 그 분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떠오르고 잊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나에겐 매우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병원이라고는 문병 몇 번 다닌 것이 전부였던 나는 교육을 받고 간병인으로서 배치를 받고 나자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기만 하였다. 병들고 아파서 무기력한 환자들만 꽉 차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병원은 삶을 위해 치열해야 했던 사회생활과 마찬가지인 또 하나의 사회였다. 신체의 고통과 싸우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환자들이 있었고 그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하는 가족들이 있었다. 그것들이 우리 모두의 삶의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툴고 조심스럽던 내 손길에 고마워하고 내 우스갯소리에 미소 짓는 환자들을 보면서 혼자만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밝아졌고 긍정적으로 변했으며 간병이 끝난 후에도 안부를 전하는 보호자 전화에 이기적이었던 나는 좀 더 겸손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못해드린 것이 아쉽고 후회가 되기도 한다. 또 내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내 말 한마디 내 행동 하나가 환자들의 마음을 거슬리게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기도 한다.

이제는 더 따뜻한 마음과 부드러운 손길로 환자들을 돌보고 싶다. 어려운 시절 두 아이의 엄마로 무능했던 나에게 당당한 생활인이 될 수 있게 기회를 준 교보다솜이의 활동은 나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나에게 항상 아이들의 안부를 묻고 함께 걱정해 주시는 국장님, 친언니처럼 자상하게 챙겨주고 힘들 때 서로 위로가 되고, 격려를 해주는 인천팀원들, 병원에서 만나는 수많은 고마우신 분들, 지난 해 그 분들이 있어 나는 행복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려고 한다. 교보다솜이로, 두 아이의 엄마로!

 

인천지역/이영미 간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