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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사랑을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다 행복하길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1 11:28:55
  • 조회수
    2571

아침 6시, 알람시계에 맞춰 벌떡 일어나면 그때부터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밥통에 밥 안치고, 찌개 끓이고, 나도 씻고, 아이들도 깨우고, 밥을 퍼서 챙기고 초등학교 2학년 아이 머리 묶어주고, 가방 챙겨주고, 주변 정리 허고나면 7시.

“얘들아, 엄마 먼저 일 간다.”

“네, 다녀오세요.”

병원에 도착하면 8시.

“안녕하세요? 잘 주무셨어요?”

인사를 하고 부리나케 교보다솜이 간병단 일복으로 갈아입으면 정말로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환자에 따라서, 업무진행 상태에 따라서 일하는 양과 방법이 다르지만 그때 즉시즉시 환자의 맞춤형 간병사가 되기 위해 혼신을 다한다. 지금 내가 맡고 있는 환자는 53세 여자로 당뇨, 만성 신부전증 혈액투석환자다. 저혈당으로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2주를 있다 일반병실로 올라왔는데 실제 나이보다는 10년 정도 더 들어 보이고, 기력이 없고, 열이 나고, 잘 걷지 못하며 늘 인상을 쓰며 말씀 하신다. 당뇨식이라 양이 일반식의 1/2밖에 되지 않으며 음식제한이 많아 먹고 싶은 것도 먹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인지라 스트레스가 심한 것 같다. 그래서 화, 목, 토 오전 4시간 동안은 투석을 해야 하며 혈당수치를 위해 기력이 없는데도 인상을 쓰며 보조 장비에 의존해 운동을 해야만 한다. 기침도 사이사이 심하고 한쪽팔도 온전치 않아 일상생활이 매우 불편하시다.

나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았다. 내가 만약 이분의 입장이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어떤 기분일까, 일상생활에 리듬이 깨지고 생활이 궁핍해지고 죽을 때까지 일주일에 세 번 하루 4시간은 투석을 해야 하며, 현저하게 음식제한과 조절을 해야 하며 가족들에게 자기의 손길을 주지 못하는 미안함과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마음 졸이고 있다면. 생각해보니 그래도 나는 건강한 몸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만나야 할 미래의 내 환자들에게도 알 수 없는 깊은 연민을 느낀다. 내 몸이 건강하여 그래도 나를 기다리는 분들께 미력하나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교보다솜이 간병단에 몸을 .담으면서, 그리고 새로운 환자를 맡을 때마다 가끔씩 내게 던지는 질문이다. 환우 여러분! 모두들 기운 내시기 바랍니다

 

대구지역/ 임지은 간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