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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아빠가 한 쪽 눈을 떴어요??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9 14:51:24
  • 조회수
    2650

올해도 많은 환자들을 간병하면서, 한 해가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새해가 오고 있습니다. 지나온 한 해를 되돌아보면 보람도 느껴지고, 후회도 되어서 새해를 맞이하는 각오 또한 남다릅니다.

한해를 보내며. 기억에 남는 환자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43세의 남자 환자가 있었습니다. 뇌출혈로 집에서 쓰러졌는데 아이들이 어려서인지 환자가 잠든 줄 알고 병원으로 빨리 옮기지 못하는 바람에 상태가 심해져 한 달째 의식이 없는 환자였습니다. 보호자라고는 중2 아들과 열여덟 살의 딸뿐이었습니다. 제가 간병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 아이들이 교대로 환자를 간병하고 있었는데 목욕은 엄두도 못내 계속 침상목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힘든 일이라 그간 고생을 많이 한 모양이었습니다. 그래도 병원 간호사들에게도 인사도 잘하고 아이들이 어찌나 싹싹하던지 마음이 아파도 참 대견스러워 보였습니다. 간병서비스 기간이 끝나고 돌아서는 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던 환자였습니다. 환자가 쓰러진지 85일째 되던 어느 날이었나 봅니다. 다른 환자를 보고 있는 중 “아빠가 한쪽 눈을 떴어요.”라며 기뻐하는 환자분의 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환자분이 딸에게 힘내라고 격려해주며 저도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간병을 하면서 병세가 호전되어 퇴원하는 환자들을 보면 조금이나마 병원생활에 힘이 되고 보탬이 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항상 내 부모, 내 형제 같은 마음으로 환자들을 돌보니 주위에서도 많은 격려와 위로를 해 주어 피곤함이 덜 한 것 같습니다. 새해를 병원에서 보내는 많은 환자분들과 그들의 손과 발이 되는 의사, 간호사, 간병사님들 모두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부산지역/ 배봉숙 간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