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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할머니 빨리 나으세요!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9 15:40:05
  • 조회수
    2863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간병하시느라 수고들 많으시지요? 저는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 부산지역팀에서 간병사로 일하고 있는 장중화라고 합니다. 간병사로 일을 하다보면 힘이 드는 환자도 있고 힘이 덜 드는 환자도 있습니다. 또 편하게 대해주는 보호자도 있고, 힘들게 하는 보호자도 만나게 됩니다. 아마도 다들 이해하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우리 봉사단에서 주로 간병해드리는 분들이 의료보호 대상자이거나 장애인 등으로 보호자가 돌보시기 힘든 경우가 많아서인지 환자분들과 보호자분들이 질환과 생활고로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저는 그 분들의 마음을 항상 유념해서 간병해야겠다고 느끼게 되는데 세월이 갈수록 그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간병활동을 하면서 하루하루 힘들고 피곤하지만 환자와 보호자들이 고마워하는 것을 보면서 보함도 느끼고, 환자분들의 말벗이 되어 도움과 위로가 되어 드릴 수 있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게 여겨집니다. 올 한해 동안 여러 환자를 간병했지만 세 분의 환자분이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우선, 최근에 동아대병원에서 간병해드린 이OO 할머니입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 제가 간병하기 전에는 할아버지가 간병을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귀가 어두워서 간호사의 지시사항도 잘 알아듣지 못하시고 환자가 하는 말도 못 들으셔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던 모양이었습니다. 게다가 따님 또한 위염이 악화되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보니 간병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제가 간병을 시작하고부터는 여러 가지로 상황이 많이 좋아졌고, 걷기 연습을 통해 보행도 점차 좋아지셨는데 제가 딴 곳에 배치된 요즘은 더 많이 좋아지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은, 백병원에서 간병했던 남OO 할머니입니다. 환자분께서는 슬하에 자식이 없으시고 대신 어린 조카딸을 데려다가 그간 키우시면서 자식 삼아 지내 오셨던 모양이었습니다. 그 조카딸과 제가 교대로 간병하였습니다. 환자분은 자주 우울해 하시며 눈물을 흘리시곤 했는데 제가 옆에서 눈물을 닦아드리기도 하고 하소연을 들어 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곁에서 봐주는 사람이 있어 좋다며 환자분이 위로를 얻는 걸 보면서 저는 나름대로 보람을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OO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이 분의 경우는 디스크 수술 후 조금씩 걸어 다니셨다는데 수술 후 부작용으로 하반신마비와 인지기능이 떨어져서 배변조절도 못하시고 의사표시도 못하시는 상태였습니다. 그렇다보니 하루 수차례 배를 눌러서 간제로 변을 배출하게 해야 했고 이때마다 냄새 때문에 같은 병실을 쓰시는 다른 환자분들은 밖으로 나가시거나 불만스러워 하셨습니다. 환자분의 경우 식사를 혼자서 할 수 있도록 수저를 쥐어 드리면 수저를 잡고 가만히 계시기도 하고 안 드시겠다고 하기도 하셔서 저와 크고 작은 실랑이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웅다웅하며 한 달을 간병해 드리는 동안 환자분이 저한테 정도 들고 사람을 알아보는 인지기능도 좋아져서 다른 곳에 가지 말고 계속 같이 있자고 조르시곤 했습니다. 하루 두 번 물리치료실에 가서 도와드리고, 세 번 이상 배변을 도와 치우고 닦아 드리고, 우울해 하시지 않도록 말벗도 되어 드리노라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환자분은 정신도 없으시고, 식사도 잘 안하시고 마비로 누워계시니 몸이 불편하신 할아버지께서 다리를 저시면서도 거의 매일 보러 오셨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께서 점차 인사도 하시고 웃음까지 보이는 걸 보시곤 좋아하셨습니다. 간병하면서 환자분이 차도가 있으면 제 마음이 가벼워지고, 표정이 밝아지면 제 기분까지 밝아진답니다. 오늘 하루도 병환으로 병원에 계시는 모든 환자분들이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부산지역/ 장중화 간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