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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사] 고구마 좀 드셔 보실래요?
  • 분류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4-05-29 16:43:26
  • 조회수
    2477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멀리 전라북도 장수마을이라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소풍 가는 듯한 설렘으로 즐거워 언제 도착했는지도 모르게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마을은 금년에 신설된 귀농마을이라 귀농인들이 모여 마치 한 가족인양 옹기종기 재미있게 살고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인분에 왕겨를 넣어 만든 퇴비를 사용하여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모든 작업과 출하는 마을 공동 체 단위로 하고, 네 것 내 것에 민감한 우리들의 삶과는 달리 넉넉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어느새 찾아온 어둠은 기온마저 떨어뜨려 무척이나 쌀쌀했습니다. 추위를 싫어하는 저는 산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어딘지 모르게 내려앉은 밤이슬을 창문 너머 어렴풋이 비치는 달빛을 통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당 한 켠에 우두커니 서있는 소나무는 밤 세워 우리를 지켜주려는 듯 든든하게 느껴졌고, TV도 신문도 없는 한적한 그곳에서 밤이 늦도록 서로를 웃기느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새벽닭이 울고 먼동이 틀 무렵 전날의 피로는 어디로 갔는지 저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밥을 한다, 청소를 한다며 분주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고구마를 캐는 곳에 현장 실습을 갔습니다. 고구마 캐는 일이야 어린 시절 늘상 해왔던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막상 도착한 고구마 밭의 흙은 개간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무척이나 딱딱해서 삽과 호미를 이용하여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했습니다. 우리는 직접 캔 고구마를 장작불을 지핀 가마솥에 넣어 삶아 먹기로 했습니다. 흙내음, 불내음이 스며든 고구마는 고급 양과점에서조차 느낄 수 없는 별미중의 별미였습니다. 올 가을은 울긋불긋한 단풍구경은 못했지만 몸과 마음을 맑은 공기와 풋풋한 흙을 통해 깨끗이 정화하고 새롭게 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부산지역/ 김덕분 간병사